첫째는 아픈손가락이다. 내가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와서 그런지 초초초 예민아이다. 뱃속에서 나올 때 울음소리부터가 둘째와 다르다. 첫째는 짜증섞인 소리였는데 둘째는 울지를 않아서 당황했었다.
첫째는 나의 깨어남을 가속시켜주려 왔나보다. 의식 무의식 집단무의식에 있는 분노를 자꾸 꺼내준다. ㅠ
세션받은 후 첫째는 나의 행동에 훨씬 예민하게 반응한다. 내가 아주만이라도 약간 목소리톤에 감정이 들어가면 분노를 표출한다. 덕분에 바로 알아차리기는 하나 무반응으로 있기는 연습중이다.
첫째는 나의 분노를 정리해주러 온 것 같다. 나를 거울처럼 비춰준다. 첫째를 탓할 일이 아니다... 아주 고된 수련을 속성으로 시켜줌에 감사해야지. 나에게 이토록 큰 분노가 있는지 몰랐다. 다 끄집어내준다.
세션으로 첫째의 상태를 알게 되며 나의 태도도 바뀌는 중이다. 첫째의 마음이 조금 헤아려진다. 엄마에게 사랑과 관심 달라고 울부짖는데 난 둘째가 너무 예뻐 외면한 적이 많았다. 내 눈이 상당시간 둘째를 향해 있었다. 첫째가 첨엔 이 정도로 표현을 안 해서 잘하고 있는줄 알았던 거다. 많은 사인을 놓친 거였다.
태중에 있을 때도 태교를 거의 안 했다. 받아들이지 못한 시간도 많았다. 삶이 혼란의 연속이었다. 일도 너무 무리하게 했었고 내용도 저질이 많았다. 그게 다 아기에게 갔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아, 그러고 보니 그때도 사인을 놓친 거였다. 아기는 자궁수축으로 힘듦을 계속 표현해왔는데 난 그걸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
지금 세션으로 이 정도의 정신적 여유 생긴 것에도 감사하다. 첫째도 많이 풀려서 둘째를 예전보다 많이 챙겨준다. 먼저 장난감 주고 안아주기도 한다. 잘 때도 옆에 둘째 와도 된다고도 한다. 전엔 못오게 했었다.
첫째가 좀 나아지니 나의 조급함도 조금 잠재워진다. 끊어지지 않을 것 같던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고 이렇게 하나하나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감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