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선생님의 세션을 경험한지 보름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머릿속을 가득채우며 울리던 튜닝포크의 울림이 느껴진다. 그 소리가 정확히 떠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무언가의 느낌이 남아있고 그래서 기분이 좋아진다. 튜닝포크의 소리가 울리기전까지 내 머릿속은 여전히 생각, 판단, 저항들이 떠나질 않았었다. 코치에게 좀더 나의 상황들을 설명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그모든 것들이 단지 나의 '생각'이 아닌 냉혹한 '현실'임을 항변하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로 이상했던 건, 예상치 못한 순간에 튜닝포크가 울렸는데 그전까지도 머릿속은 여전히 답답하고 풀리지 않는 것들이 있었는데 아주 미묘하게 뭔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제와 상황이라 불리우는 그것들은 그대로인데 다만 나의 상태가 달라지고 있는 느낌... 모든 것은 그대로이지만 내가 달라졌고 그래서 모든것이 달라진 느낌... 무언가 내가 다른 상태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 아직도 그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10분 20분...시간이 지나면서 점점더 편안해졌고 가벼워졌다.
단한번의 세션이었기에 그 느낌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처음으로 무언가를 맛본뒤에 그 맛을 잊을 수 없는 것처럼 늘 익숙했던 나의 상태에서 벗어났던 그 순간이 나에게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지금도 알려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지 않는 말은 "그건 다 생각일뿐입니다"라는 한 마디이다. 모든 것이 마음이 만들어내는 생각일뿐임을, 허상일뿐임을 나름의 정화와 공부를 통해서 깨달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말을 들었을때는 억울한 마음이 들었었다. '당신이 나의 상황을 몰라서 그래요. 나한텐 정말이지 냉혹한 현실이 있다구요' 그렇게 항변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더 그 말이 명확하게 다가온다. 모든 것이 생각이고 기억이자 기대이며 결국은 환상이라는 것을 나는 어느 수준까지만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이상에 대해선 여전히 과거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이지 큰 깨달음이었다.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모든 것이 단지 나의 한 생각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힘이 점점더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단 한번의 세션이었지만 나에겐 충분히 강력했고 많은 것을 자각하게 해주었다.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것, 새로운 곳을 향해, 미지의 것을 향해 날아가고 싶다고 말했던 그날 나의 바램은 정확히 인디비듀얼로서 살고 싶다는 바램이었다. '난 트라이벌게이트가 2개 밖에 없어. 아이를 양육하고 가정을 책임지기엔 너무 부족해'라고 늘 스스로를 불안해 하던 마음을 코칭대화를 통해서 알아차릴 수 있었고 그 모든 책임감을 내려놓고 나 자신이 정말 인디비듀얼로서 살아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어서 기뻤다.
혼자서라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내 무의식의 외침을 듣게 해주고 휴먼디자인에 그토록 충격을 받으면서 공부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용하고 있지 못했던 나의 디자인을 진짜로 수용하게 해주었던 시간이었다.
정미경선생님, 세션으로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이제 그냥 인디비듀얼로서 살렵니다 ^^ 이 컴컴한 곳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어떤 새로운 앎을 가져오게 될지 지금의 저로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 그냥 이런 역할을 하고 있는 제가 좋습니다...